당신이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발 라비칸트의 대화의 번역문을 읽다가 마음에 딱 부딪히는 문구가 있었다.

If you truly have a deep understanding of something, then you can talk about it all day long, then you can rederive. Everything you need from that understanding, no memorization required, you can get to it from first principles, and every piece of what you know is, is like a, it’s like a Lego block that just fits in and forms a steel frame. It’s solid, it’s locked in there.

어떤 것을 정말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하루 종일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이해에서 모든 것을 다시 끌어낼 수 있습니다. 암기를 할 필요 없이, 그 이해에서 모든 것을 첫 원리부터 도출해낼 수 있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의 조각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딱 맞아 들어가서 강철 프레임을 이루는 것과 같아요. 그것은 견고하고,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자주 하는 특별할 것 없는 말일 수 있다. ‘아는 것과 외우는 것은 다르다’ 라던지, 자기가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치는 것은 효과적인 학습법이라던지. 저 문구를 하이라이트 쳐두고는 따로 메모장에 남겨두었기 때문에 앞 뒤 문맥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아마 암기보다는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나는 “어떤 것을 정말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하루 종일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눈에 더 들어오는 것이었다.

대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경영학과였던 나는 팀을 이뤄서 같이 조사하고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일이 참 많았다. 발표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면 한 번씩 그런 상황이 찾아오는데, 발표 때마다 그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는 게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보통 팀플을 하다 보면 파트를 나눠서 취합하고 그 내용을 부드럽게 연결되도록 만든다. 그러나 발표는 한 사람이 하다 보니, 자신이 작성하지 않은 부분을 외워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면 나는 그 내용을 숙지하고 이해하기 위해 따로 스크립트도 써보고 연습도 해봐야 한다.

반면,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그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부분이 훨씬 많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나름대로 그 결정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상황이나 타임라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으며,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일 얘기로 하루 종일 떠들 수 있을까?

얼마 전 유튜브 쇼츠에서 ‘갈로아’라는 사람의 영상을 봤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흥미 있어 하지 않을 것 같은(적어도 나는 관심이 없었던) 곤충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얘기할 때 눈이 빛나는 것을 보았다. 자기가 진짜 좋아하고 몰입하면 저런 눈으로 얘기하게 되는구나. 단순히 외워서는 저 경지에 이를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하루 종일 떠들어제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남들이 제발 그만 이야기하라고 할 정도로 신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이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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